송미령 “尹, 계엄 선포 직후 ‘막상 해보면 별 거 아니다’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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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연 기자
수정 2025-11-10 20:26
입력 2025-11-10 18:07

한덕수 내란 우두머리 재판서 증언

宋 “국무회의에 동원돼 무력했다
韓, 최상목에게 ‘나도 반대’ 답변
대통령 앞에선 ‘반대’ 용어 안 써”

채해병 특검, 임성근 前사단장 기소
尹, 11일 특검 출석 대면 조사 예고
내란 특검, 尹 일반이적 혐의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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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막상 해보면 별 거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했다는 법정 증언이 10일 나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진관) 심리로 진행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재판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증인으로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대접견실에 들어와 뭐라고 했냐’는 특검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송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이) ‘마실 걸 갖고 와라’ 이런 이야기도 했고, 앉으신 후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유의 말씀도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전 총리에게 본인이 가셔야 할 일정이나 행사를 대신 가달라는 말씀도 하셨던 것으로 기억난다”며 “각 부처에 몇 가지 지시를 했던 것으로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선포 전에는 이상민 전 장관이 ‘계엄’이라고 상황을 설명하자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 전 총리에게 계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한 전 총리가 “나도 반대한다”고 답한 사실도 증언했다. 최 전 부총리는 한 전 총리에게 ‘50년 공직 생활 이렇게 끝낼 거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이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 앞에서 반대라는 용어를 사용했느냐”고 묻자, 송 장관은 “없었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에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도 일하고 있는 송 장관은 “2~3분동안 대통령께서 오셔서 거의 회의가 아니라 통보에 가까운 걸 말씀하시고 나가서 계엄이 선포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희가 해볼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으니 무력하고 무능했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는 동원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채해병 특검)은 이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속기소했다. 특검이 지난 7월 출범한 뒤 132일 만에 내놓은 ‘1호 기소’다. 임 전 사단장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군형법상 명령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당시 현장 지휘관이었던 박상현 전 제7여단장(대령) 등 4명도 함께 불구속기소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023년 7월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해병대원들에게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고 수중수색을 지시해 채수근 해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1일 특검의 출석 요구에 응해 대면 조사를 받기로 했다.

내란 특검은 이날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을 일반이적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외환’ 관련 첫 기소다.

윤 전 대통령 등은 북한을 군사적으로 도발해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 목적으로 지난해 10월 드론작전사령부에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여 전 사령관 휴대전화 메모장에서 비상계엄 선포 여건 조성 목적 관련 정황을 확인했다.

특검은 적과의 공모 증거나 혐의점을 찾지 못해 외환유치 혐의는 적용하지 못하고 일반이적죄를 적용했다. 일반이적죄는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공여한 자에 적용되는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백서연·고혜지·김임훈 기자
2025-11-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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