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나간 외국 부모들?…아기에게 ‘최악의 연쇄살인마 이름’ 지어주는 이유

김성은 기자
수정 2025-07-09 15:20
입력 2025-07-09 15:16

해외에서 연쇄살인마나 사기꾼 등 악명 높은 범죄자들의 이름을 따서 아기의 진짜 이름을 짓는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범죄자를 숭배해서가 아니라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쏟아지는 범죄 드라마의 폭발적 인기가 대중문화 전반에 미친 강력한 파급효과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부모들이 강력 범죄자들의 이름을 단순히 ‘독특하고 인상적’으로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포스트는 8일(현지시간) 영국의 대표적인 육아 정보 사이트인 ‘베이비센터 UK’가 공개한 ‘2025년 인기 아기 이름 100’ 리스트를 토대로, 악명 높은 범죄자들의 이름을 딴 아기 이름들이 상위권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2025년 인기 아기 이름 100’ 리스트 속 범죄자 이름
- 애나(Anna) : 가짜 상속녀 행세로 뉴욕 상류층을 속인 사기꾼 애나 델비에서 따온 이름
- 아서(Arthur) : 1960년대 후반 북부 캘리포니아를 공포에 몰아넣은 연쇄살인마 ‘조디악 킬러’의 용의자로 지목된 아서 리 앨런의 이름
- 에린(Erin) : ‘버섯 킬러’로 불리는 에린 패터슨의 이름
- 프레디와 로즈(Freddie & Rose)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프레드와 로즈 웨스트: 영국의 공포 이야기’에 등장한 연쇄살인마 부부에서 따온 이름
- 조셉(Joseph) : 넷플릭스 시리즈 ‘타이거 킹’의 주인공 조 엑조틱에서 유래한 이름
- 테디(Teddy) : 1970년대 미국을 공포에 떨게 한 연쇄살인마 테드 번디에서 영감을 받은 애칭
- 루비(Ruby) : 아동 학대 혐의를 다룬 다큐멘터리 ‘가족 속 악마: 루비 프랭크의 몰락’에서 따온 이름
- 로니와 레지(Ronnie & Reggie) : 영화 ‘레전드’에 등장한 런던의 악명 높은 갱스터 쌍둥이 크레이 형제의 이름
- 애나(Anna) : 가짜 상속녀 행세로 뉴욕 상류층을 속인 사기꾼 애나 델비에서 따온 이름
- 아서(Arthur) : 1960년대 후반 북부 캘리포니아를 공포에 몰아넣은 연쇄살인마 ‘조디악 킬러’의 용의자로 지목된 아서 리 앨런의 이름
- 에린(Erin) : ‘버섯 킬러’로 불리는 에린 패터슨의 이름
- 프레디와 로즈(Freddie & Rose)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프레드와 로즈 웨스트: 영국의 공포 이야기’에 등장한 연쇄살인마 부부에서 따온 이름
- 조셉(Joseph) : 넷플릭스 시리즈 ‘타이거 킹’의 주인공 조 엑조틱에서 유래한 이름
- 테디(Teddy) : 1970년대 미국을 공포에 떨게 한 연쇄살인마 테드 번디에서 영감을 받은 애칭
- 루비(Ruby) : 아동 학대 혐의를 다룬 다큐멘터리 ‘가족 속 악마: 루비 프랭크의 몰락’에서 따온 이름
- 로니와 레지(Ronnie & Reggie) : 영화 ‘레전드’에 등장한 런던의 악명 높은 갱스터 쌍둥이 크레이 형제의 이름
하지만 이런 현상이 범죄자를 동경해서 나타난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베이비센터의 이름 작명 전문가인 SJ 스트럼은 이 현상에 대해 “부모들이 범죄자의 이름이라는 어두운 배경을 인지하면서도 의도적으로 그 이름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오히려 넷플릭스 등의 범죄 드라마와 다큐멘터리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부모들의 무의식 속에 등장 인물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각인되고 친숙하게 느껴지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1970년대 미국을 공포에 떨게 한 연쇄살인마 테드 번디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극악무도하고 충격적이며 사악하고 비열한’(2019년), 살인 청부 혐의로 22년형을 선고받은 조 엑조틱의 삶을 조명한 넷플릭스 시리즈 ‘타이거 킹’(2020년), 가짜 상속녀 행세로 뉴욕 상류층을 속인 러시아계 독일인 사기범 애나 델비의 대담한 범죄 행각을 다룬 ‘애나 만들기’(2022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작품은 모두 실제 범죄자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면서도 오락적 요소를 강화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러한 범죄 서사물이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극적 재미와 흥미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범죄자들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대중의 기억 속에 자리 잡게 만드는 효과를 낳았다는 설명이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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