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측 제출...일련번호 일치
“사용 흔적 있고 김 여사 직접 받은 정황”
내란 특검, ‘계엄 해제 방해’ 추경호 소환 통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건진 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 현안 청탁용으로 2022년 김 여사 측에 전달했던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가방 3개, 구두 한 켤레의 실물을 확보했다. 전씨가 공판에서 ‘김 여사 측에 금품을 전달한게 맞다’고 인정한 뒤 특검에 임의 제출한 것이다.
박상진 특검보는 22일 브리핑에서 “전날 오후 전씨 변호인을 통해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1개와 김 여사 측이 받은 후 교환한 샤넬 구두 1개 및 가방 3개를 임의제출받아 압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씨는 지난 14일 첫 공판에서 통일교에서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그라프 목걸이 등을 김 여사 측에 전달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간 전씨는 특검 조사 과정에서 ‘받은 금품을 잃어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공판에서 이를 뒤집은 것이다. 박 특검보는 “전씨로부터 압수한 물건의 일련번호가 수사 과정에서 확인한 것과 일치했다”며 “향후 공판과 수사에서 각 물건의 전달, 반환 및 보관 경위 등을 명확히 할 예정”이라고 했다. 금품이 언제 전씨에게 반환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특검 관계자는 ‘유경옥 전 행정관에게 전달된 목걸이 등이 김 여사에게까지 간 것이냐’는 질문에 “물건 교환 과정 등에 김 여사가 관여하는 등 김 여사가 직접 물건을 받았다는 정황은 충분하다”고 했다. 특검팀은 압수 물품에 사용 흔적이 보이는 만큼 실제 사용자를 특정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김 여사 측은 “특검이 확보했다고 하는 물건들은 피고인(김 여사)이 교부·수령한 사실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 특검)은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과 관련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지난 15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후 숨 고르기에 나선 특검이 야당으로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추 전 원내대표의 혐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분들에 대한 조사가 상당수 이뤄졌다”며 “조사 내용 중 상당히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고, 사실관계 판단에 있어 필요한 조사는 어느 정도 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추 전 원내대표가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해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 해제를 위한 긴급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해 다른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권을 침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계엄해제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던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피의자 전환 가능성에 대해 박 특검보는 “무한히 피의자를 확대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누구라고 특정하긴 어렵지만 공범 가능성을 아주 배제하고 있진 않다”고 했다.
하종민·고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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