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유럽 정상들과의 다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회의는 15일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EPA 연합뉴스
고용 둔화·이민 단속·외교 논란 ‘삼중 부담’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인 40%에 머물렀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6일간 미국 성인 44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오차범위 ±2%P)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은 40%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말 조사와 같은 수준이며, 1월 취임 직후의 47%와 비교하면 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조사 시점은 미국 고용시장이 둔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 행보에 나서던 기간과 겹쳤다.
히스패닉 지지율 32%…트럼프에 ‘경고등’특히 히스패닉 유권자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 평가한 히스패닉 비율은 32%로 연중 최저치였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일부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에 너무 가까워”…국내외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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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도착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알래스카 방문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 방문으로는 처음이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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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유럽 정상들과의 회의에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을 맞이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EPA 연합뉴스
응답자의 절반 이상(54%)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지나치게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지지층 중에서도 5명 중 1명이 같은 의견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데 이어, 조사 종료 직전인 18일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양도해야 한다는 러시아 측 요구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논란을 키웠다.
로이터 “지지율 반등 동력 잃었다”로이터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고용시장 둔화와 강경 이민 단속, 러시아 밀착 논란이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을 두고 러시아 쏠림 비판을 의식한 ‘달래기용 제스처’라는 해석도 내놨다. 그러나 실제 군사·재정 지원 확대를 약속하지는 않아 상징적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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