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 현실로?…우크라전서 기괴하게 진화한 DIY 드론 방어 차량 [밀리터리+]

박종익 기자
박종익 기자
수정 2025-08-14 15:34
입력 2025-08-1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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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최전선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험비. 우크라이나군 제공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최전선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험비. 우크라이나군 제공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기괴한 방어 무기도 전장에 등장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BI) 등 외신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투 차량이 점점 영화 ‘매드맥스’에 등장하는 것과 비슷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코스티아티니우카에서 촬영된 사진을 보면 미국산 험비가 각종 금속 철망과 그물, 촘촘하게 튀어나온 막대기 등을 덮어 개조됐다. 또한 지난 5월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최전선에 배치했다는 험비를 보면 주위를 철망으로 둘러싼 기괴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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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처럼 껍질을 두른 러시아군 탱크. 영상 캡처
거북이처럼 껍질을 두른 러시아군 탱크. 영상 캡처


이처럼 험비가 희한한 모습으로 변한 이유는 이번 전쟁에서 가성비 높은 무기로 등장한 드론 때문이다. 곧 이를 방어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를 거듭하며 진화하고 있지만 대부분 군인이 재료를 구해 직접 용접하고 제작한 탓에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BI는 “험비와 전차 등 전투차량을 드론으로부터 보호하는 장갑이 표준화되어있지 않아 양측 군인들이 직접 만들고 있다”면서 “소위 ‘코프 케이지’(cope cage)라고 불리는 드론 방어 장비가 때로는 너무 조잡해 속도와 이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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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털과 줄이 주렁주렁 달린 러시아의 드론 방어용 장갑차 모습. 영상 캡처
긴 털과 줄이 주렁주렁 달린 러시아의 드론 방어용 장갑차 모습. 영상 캡처


실제로 러시아군은 거북이처럼 껍질을 두른 전차와 굵은 줄이 지저분하게 달린 장갑차를 전장에 내보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앞서 러시아군은 개전 초기부터 쇠와 철망으로 제작된 희한한 모습의 철장을 탱크 위에 올려 전쟁의 역사를 새로 썼다. 애초 서구 언론과 군사전문가들은 이 철장을 코프 케이지라 부르며 조롱했다. ‘코프’는 가혹한 진실을 외면하고 덜 불안한 상황을 믿는 행동을 빗댄 신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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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탑 위에 안티드론 장갑 스크린을 설치한 이스라엘군 탱크.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포탑 위에 안티드론 장갑 스크린을 설치한 이스라엘군 탱크.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실제 전투에서 효과를 봤다는 경험담이 이어지면서 러시아에 이어 우크라이나군도 전차 포탑 위에 철장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하마스와 전쟁을 벌인 이스라엘군 역시 ‘안티드론 장갑 스크린’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주력전차인 메르카바 Mk 3와 4의 포탑 위에 이를 올려 지금은 전장의 대세가 됐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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