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암살 대비 후계 선정, 아들 왜 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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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수정 2025-06-23 18:31
입력 2025-06-23 15:09

벙커 피신 하메네이, 죽음 대비 후계 임명
포르도 핵시설 입구 트럭 16대 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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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엑스 캡처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엑스 캡처


21일 미국의 핵시설 공습으로 사면초가 위기에 처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가 벙커에 피신했다고 이스라엘 매체들이 전했다.

하메네이는 23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시오니스트 적(이스라엘)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엄청난 범죄를 자행했다”면서 “응징당해야 하고 지금 응징을 당하고 있다”며 복수를 예고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신권 정치’를 펼치는 이란 정권의 교체를 시사하면서, 하메네이가 살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989년부터 이란의 최고 지도자를 맡아온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핵시설 공습과 함께 군부 지도자를 잇달아 암살하자 가족과 함께 테헤란 북동부 라비잔의 대피소로 탈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 정보부는 모든 고위 정부 관리와 군 지휘관에게 표적이 될 가능성을 대비해 지하 벙커에 머물도록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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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 모즈타바(가운데)가 2019년 5월 31일 테헤란에서 열린 연례 쿠드스(예루살렘의 날)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테헤란 AP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 모즈타바(가운데)가 2019년 5월 31일 테헤란에서 열린 연례 쿠드스(예루살렘의 날)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테헤란 AP


또 이란 공무원들은 휴대전화를 포함한 전자기기 사용을 중단하도록 했으며, 하메네이도 휴대폰 대신 신뢰할 수 있는 보좌관을 통해서만 지휘관들과 소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메네이는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3명의 후계자를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 아들 모즈타바(56)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메네이가 사망하면 성직자 회의에서는 그가 지명한 3명의 후보 가운데 후임 최고 지도자를 선택하게 된다.

후계자 지명은 이란이 전쟁 중에 혼란스러운 승계 싸움에 휘말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자신을 암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하메네이는 잘 알고 있으며 죽음을 순교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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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벙커버스터 폭탄 12발을 떨어뜨리기 전 이란 지하 핵시설 포르도의 입구에서 16대의 트럭이 터널 입구로 들어가고 있다. 엑스 캡처
미국이 벙커버스터 폭탄 12발을 떨어뜨리기 전 이란 지하 핵시설 포르도의 입구에서 16대의 트럭이 터널 입구로 들어가고 있다. 엑스 캡처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인 모즈타바는 시아파 성지인 쿰의 종교 신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중간 계급 성직자다.

쿰은 미국이 21일 벙커버스터 폭탄 12발을 터뜨린 이란의 주요 지하 핵시설 포르도 인근에 있다.

하메네이는 1979년 미국이 지원한 군주제를 ‘이슬람 혁명’으로 무너뜨린 이후 아들이 최고지도자가 되는 것은 세습 통치로 후퇴한다는 인식에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지명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메네이 역시 1989년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를 때 88명의 성직자로 구성된 성직자 회의에서 비밀리에 선출됐다.

한편 미국은 포르도 지하 핵시설 지표면에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인해 커다란 구멍 6개가 생겼다며 공습이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습 전 포르도 핵 시설 입구에 16대의 트럭이 도열해 있는 위성사진이 공개되면서, 고농축 우라늄을 비밀 장소로 옮겼다는 이란의 주장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윤창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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