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서 잠든 노인에 ‘인간쿠션’ 자청한 청년 감동
수정 2014-10-16 18:12
입력 2014-10-16 14:13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옆자리에 앉아 자는 사람들이 무의식중에 옆 사람에게 몸이 기우는 장면을 누구나 한번쯤 목격한다. 때로는 옆자리 승객의 머리가 자신에게 기울어져 표정과 몸짓으로 불평을 ‘호소’해 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한 청년은 불평은커녕 스스로 ‘인간 쿠션’을 자청해 네티즌에게 감동을 안겼다.
충칭완바오 등 현지 언론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한 승객은 쓰촨성 청두시 시내를 다니는 버스에 올라탔다가 1인석에 홀로 앉아 졸고 있는 노인을 발견했다.
이 노인은 깊은 잠에 빠져 몸이 기울어져 있었고, 여차하면 통로로 떨어질 듯 아슬아슬한 순간이 이어졌다. 그때 20대로 보이는 한 청년이 노인이 앉은 자리 근처로 이동해 스스로 ‘인간 쿠션’을 자청했다.
이 청년은 노인이 통로로 떨어지지 않도록 몸을 바짝 좌석에 붙이고 노인이 기댈 수 있도록 했다. ‘인간 쿠션’ 역할은 노인이 버스에서 내리기 직전까지 20여 분간 계속됐다.
당시 장면을 담은 사진은 현장에서 이를 직접 목격한 승객이 웨이보에 올리면서 일파만파 퍼졌고, 네티즌들은 “우리 사회에 좋은 사람이 아직 많다”며 감동과 기쁨을 표했다.
해당 사진이 화제가 되자 현지 언론이 ‘주인공 찾기’에 나섰다. 화제의 주인공은 시난교통대학에 다니는 2학년생 자오멍(赵蒙)이었다.
그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특별한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행동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할아버지를 보는 순간 통로로 굴러 떨어질 것이 걱정돼 받쳐드린 것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응당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그의 대답에도 네티즌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근래 들어 대중교통 자리를 두고 노인과 젊은이들이 글자그대로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이고, 이 때문에 다른 승객들까지 피해를 입는 일이 잦은 상황에서 훈훈한 미담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청년의 작은 행동은 중국 국민 모두가 본받을 만하다”, “아직도 중국에는 이렇게 착한 국민이 있다” 등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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