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이 왜 불합격?” 자살소동 벌인 中남성

강경윤 기자
수정 2012-11-19 17:35
입력 2011-09-13 00:00
아들을 향한 비뚤어진 애정이 극단적인 선택을 불렀다. 홍콩의 50대 가장이 유명 중학교에 불합격한 아들의 입학을 허가해 달라며 지난 6일(현지시간) 육교에서 자살소동을 벌였다.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리’라고만 알려진 53세 남성은 이날 오전 10시께 홍콩 완차이 지구에 있는 한 육교 지붕에 올라 “아들의 입학 허가를 내달라. 아니면 뛰어내리겠다.”고 소리를 지르며 아들의 성적표 등 복사한 서류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 남성이 전한 사연은 이랬다. 초등학생인 아들이 우수한 성적에, 학습태도까지 좋았는데 지난 8월 지원한 중등학교가 입학을 거부했다는 것. 아들이 실력이 아닌 이민자라는 이유로 불합격했다는 의혹이 짙다는 것이 리의 주장이었다.

리 부부는 지난달 31일에도 교육부에서 아들의 중학교 입학을 허가하라며 5박 6일 동안 쉬지 않고 시위를 벌였다. 결국 교육부가 나서 다른 영어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허가했으나, 리는 교육부가 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다리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리의 자살소동으로 홍콩 제일의 상업지구로 꼽히는 완차이 지구 일대는 극심한 교통체증을 일으켰다. 리는 협상전문가와의 1시간 여 대화 끝에 제 발로 내려왔다. 그는 “아들을 위한 희생으로 이런 일을 벌였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는 다리에서 내려오자마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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